나는 나라는 말을 썩 좋아하진 않습니다 내게 주어진 유일한 판돈인 양 나는 인생에 나라는 말을 걸고 숱한 내기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아주 간혹 나는 나라는 말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어느날 밤에 침대에 누워 내가 나라고 말할 때 그 말은 지평선처럼 아득하게 더 멀게는 지평선 너머 떠나온 고향처럼 느껴집니다 나는 나라는 말이 공중보다는 밑바닥에 놓여 있을때가 더 좋습니다 나는 어제 산책을 나갔다가 흙길 위에 누군가 잔가지로 써놓은 '나'라는 말을 발견했습니다 그 누군가는 그 말을 쓸때 얼마나 고독했을까요 그 역시 떠나온 고향을 떠올리거나 홀로 나아갈 지평선을 바라보며 땅 위에 나라고 썼던 것이 겠지요 나는 문득 그 말을 보호해주고 싶어서 자갈들을 주워 주위 에 빙 둘러 놓았습니다 물론 하루도 채 안돼 비가 오거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