유려한 곡선의 가느다란 몸이 가만히 머리를 떨구고 있었다. 그 몸은 따뜻한 금빛으로 빛나고 있었지만 손을 가져가 만져보면 차가울 뿐이었다. 손으로 가만히 건드려보면 챙챙거리는 소리를 냈다. 아래를 향해 푹 떨군 머리는 낙타색의 금속이었다. 머리 꼭대기에서 삼분의 일 가량은 좁아지는 모양새였고 나머지 삼분의 이는 밑으로 갈 수록 넓어지는 모양새를 한 것이 꼭 임페리얼 파인트 잔을 엎어 놓은 모양이었다. 오케이를 하는 모양으로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오므리고 머리에 손을 뻗어 톡 하고 손가락을 튀기면 머리에서는 실로폰처럼 똥땅거리는 소리가 났다. 뒤집힌 임페리얼 파인트 잔 모양을 한 머리 안에는 전구가 하나 있었다. 그 전구는 아래를 향하고 있었는데 그 모양은 꼭 작은 임페리얼 파인트 잔 같아 마치 마트료시카..